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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에 가성비 위주로 맥 환경을 '찍먹'해보겠다고 화면 없는 하프쉘 맥북프로를 당근에서 들이고, 거기서 재미를 붙여 2019 맥북프로 13인치 A1989(i5, 8GB)까지 영입했던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. 집에서는 하프쉘이 무소음 본체 역할을, 밖에서는 A1989가 포터블 역할을 맡는 투 트랙 체제였는데, 결국 이번에 그 체제를 정리하고 M1 맥북프로로 갈아탔다. 그 계기와 실사용 소감을 정리해본다.

투 트랙 체제, 어디까지 버텼나
A1989는 터보 부스트를 끄고 팬 속도를 3000rpm으로 제한하는 튜닝 덕분에 온도(55~57도 → 50~52도)와 소음 밸런스가 꽤 괜찮았다. 커서 + 크롬 + DBeaver 정도의 작업은 5~6시간 정도 조용하게 버텨줬다.
문제는 그 튜닝의 전제가 "가벼운 작업"이었다는 거다. 예전 글에서도 "도커 환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, 그건 데탑으로 합시다"라고 써뒀을 만큼, 조금만 무거운 작업(도커 여러 개 띄우기, 빌드 돌리기)이 들어가면 튜닝이고 뭐고 팬이 다시 비행기 이륙 모드로 돌아갔다. 결국 밖에서 할 수 있는 작업 범위가 은근히 제한적이었던 셈이다. 배터리도 마찬가지라, 저 정도 무거운 작업을 돌리면 몇 시간 못 가서 충전기를 찾아야 했다.
그래서 M1으로 넘어갔다
가성비로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는 다 버텨봤다는 생각이 들었다. 인텔 구조 자체가 가진 발열·소음·배터리 한계는 소프트웨어 튜닝만으로는 어디까지나 완화지 해결이 아니었다. 결국 다음 기변은 애플 실리콘으로 가야겠다고 정리하고 M1 맥북프로로 넘어왔다.
실제로 써보니
가장 크게 체감되는 건 도커를 켜도 예전만큼 팬이 미친 듯이 돌지 않는다는 점이다. 커서 + 크롬 탭 여러 개 + DBeaver는 물론이고, 도커 여러 개 띄워놓고 작업해도 A1989 때 튜닝까지 해가며 버티던 수준을 그냥 기본 설정으로 넘어선다. "그건 데탑으로 합시다"라고 써야 했던 작업들을 이제 밖에서도 큰 부담 없이 돌릴 수 있게 되었다.
배터리도 확실히 달라졌다. A1989로는 가벼운 작업 기준 5~6시간이 마지노선이었는데, M1은 훨씬 무거운 작업을 돌려도 그 이상 버틴다. 외부 미팅 갈 때 충전기부터 챙기던 습관이 자연스럽게 없어졌다.
발열도 튜닝 없이 기본 상태로 A1989 튜닝 후 온도(50~52도)보다 낮게 유지되는 느낌이다. 트랙패드 편의성이야 하프쉘 시절부터 이미 검증된 부분이라 두말할 필요 없고, 여기에 성능·발열·배터리까지 다 잡히니 굳이 인텔로 돌아갈 이유가 없어졌다.
그런데 벌써 다음 기변을 고민 중이다
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거다. 하프쉘도, A1989도 다 정리하고 이제 애플 실리콘 하나로 만족하고 살 줄 알았는데, 막상 M1으로 넘어오고 나니 이번엔 M1 Pro나 M4 맥북프로 쪽을 살짝살짝 찾아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. 가성비 찍먹으로 시작해서 결국 최신 라인업 앞에서 서성이고 있으니, 이게 개발자 장비병인지 뭐지 나조차 헷갈린다. 아마 다음 글은 또 다른 기변기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.
정리하자면
가성비 위주로 하프쉘부터 시작해서 A1989까지 단계적으로 올라온 과정 자체는 후회 없다. 내 작업 스펙트럼을 파악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. 다만 그 과정에서 확인한 건, 인텔 구조의 발열·소음·배터리 한계는 소프트웨어 튜닝으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가 명확히 있다는 거였다. 그 선을 넘는 작업(도커, 빌드)을 자주 돌리는 개발자라면, 굳이 나처럼 단계를 다 밟지 않고 처음부터 애플 실리콘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같다. 다만 그다음엔 M1 Pro, M4 같은 상위 라인업이 눈에 밟히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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